UFO(유 에프 오)
영국이 자랑하는 위대한 하드 록 그룹 중의 하나인 유에프오(UFO)는 앤디 파커(Andy Parker, 드럼)가 호커스 포커스(Hocus Pocus)에 가입하면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는데 이 밴드에는 필 모그(Phil Mogg, 보컬), 피트 웨이(Pete Way, 베이스), 그리고 믹 볼튼(Mick Bolton, 기타)이 있었다. 런던의 한 클럽에서 이름을 따서 유에프오라고 지은 이들은 1969년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서게 된다. 우주적이고 프로그레시브한 실험적인 하드 록을 선보인 이들은 70년대에 퍼져나가던 여타 그룹들과 구별되는 개성을 가지고 있었다.
1971년 [UFO], [UFO2-Flying] 등 두 장의 앨범이 발매되었다. 이 앨범들은 일본, 프랑스, 독일에서 큰 선풍을 일으켰으나 정작 자신들의 모국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다. 그 결과 1972년 라이브 앨범 [UFO Lands in Tokyo-Live]는 일본에서만 발매가 되었다.
1974년 믹이 팀을 떠나면서 기타리스트는 래리 왈리스(Larry Wallis), 버니 마르스덴(Bernie Marsden)으로 교체되다가 마침내 전 스콜피온스(The Scorpions)의 기타리스트 마이클 쉥커(Michael Schenker)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해 이들은 [Phenomenon]을 발매하였다. 중심 축이 되어준 마이클의 지휘 아래 밴드는 날카롭고 멜로딕한 기타 사운드를 들려주며 전작들보다 한층 더 예리하고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이클의 존재는 그들 자신만의 정체성을 갖추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이후 발매된 일련의 앨범들은 이후에 전개되는 록음악의 기준이 되었다. 이들의 고전 'Doctor Doctor', 'Rock Bottom'은 아마추어 밴드들이 반드시 거쳐가는 과정으로 여기는 레파토리가 되었다.
이들은 1975년 발표한 후속작 [Force It]을 통해 더욱 명성을 높이게 된다. 'Let It Roll', 'Shoot Shoot' 등은 이들이 한번 반짝 떴다가 사라지는 밴드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해준 곡이다.
이후 라이브에서의 기타 사운드의 증폭을 위해 필의 추천으로 폴 채프먼(Paul Chapman)이라는 기타리스트를 받아들여 트윈 기타 시스템으로 유럽 투어에 나서기도 했으나 곧 마이클과의 견해 차이로 폴은 팀을 떠난다.
1976년 이들은 사운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키보디스트 대니 페이로넬(Danny Peyronel)를 받아들이고 앨범 [No Heavy Petting]을 발매하였다. 그러나 이 앨범은 상업적으로 실패하고 만다. 오직 'Natural Thing' 한 곡만이 유에프오에 걸맞는 사운드를 보여주었을 뿐이었다. 결국 희생양으로서 대니는 해고되었다.
그렇지만 이들은 기타/키보드 체제를 확립하는데 큰 흥미를 나타내었으며 폴 레이먼드(Paul Raymond)를 기용하여 1977년 [Lights Out]을 발매한다. 이 앨범은 미국 진출의 교두보가 되어주었다. 최정상급 프로듀서 론 네비슨(Ron Nevison)의 지휘 아래 제작된 이 앨범은 'Too Hot To Handle', 'Lights Out', 'Love To Love' 등의 히트곡을 양산했다.
한편 놀라운 재능을 지닌 기타리스트 마이클 쉥커는 예측할 수 없는 돌출 행동으로 이미 내부적인 의견 충돌을 번번히 일으키곤 했다. 1978년 앨범 [Obsessions]를 마지막으로 마이클은 밴드를 떠나 스콜피온스에 재가입한 후 얼마 있다가 자신의 밴드인 마이클 쉥커 그룹(MSG)을 결성하였다.
이 앨범의 수록곡 'Only You Can Rock Me'는 이들의 라이브에 빠지지 않는 애창곡이 되었으며, 마이클의 탈퇴 이후 오히려 그룹의 주가는 더욱 치솟았다. 더블 라이브 앨범 [Strangers In The Night]로 인해 이들은 더욱 명성을 높였지만, 이 때를 정점으로 하향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마이클의 갑작스런 탈퇴는 밴드에 치명적인 공백을 만들어냈으며 이후 마이클과 함께 했을 때 이루어낸 것 만큼의 성공과 인지도는 이루어내지 못했다.
새로운 기타리스트로는 이전에 같이 활동했었던 폴 채프먼이 유일한 대안인 듯 싶었다. 밴드는 1980년 새로운 앨범 [No Place To Run]을 발매했다. 이 앨범은 전작만큼 성공을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Lettin' Go', 'Young Blood' 등의 곡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폴 레이먼드가 팀을 탈퇴하여 MSG에 가입을 함으로써 또다시 위기를 맞은 이들은 새로운 멤버로 닐 카터(Neil Carter)를 받아들이고 1981년 [The Wild, The Willing And The Innocent]를 발매했다. 'Long Gone', 'Lonely Heart', 그리고 감성적인 'Profession of Violence'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렇지만 잦은 멤버 교체로 인해 유에프오의 명성은 서서히 퇴색해 가기 시작한다. 1982년 [Mechanix] 발매 이후 밴드의 활력소였던 피트 웨이가 팀을 탈퇴한다. 'We Belong To The Night', 'Let It Rain' 등의 상업적인 음악에 불만족스러워 하던 그는 탈퇴하여 자신의 밴드인 웨이스티드(Waysted)를 결성했다.
이후 유에프오는 훗날 베이스 연주의 최고 테크니션으로 명성을 떨치게 되는 빌리 쉬헌(Billy Sheehan)을 임시로 대동하고 유럽 투어에 나선다. 적당한 인물을 찾지 못한 이들은 1983년 [Making Contact]를 발매한다. 'Blinded by A Lie'라든가 'When It's Time To Rock' 등은 이들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지는 않게 해주었으나, 이전의 명성을 되찾게 하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오랜 작업과 내부적인 문제로 인해 이제 이들은 유지 자체가 어려워지게 된다. 필 모그가 신경쇠약으로 고통받게 되자 그의 회복을 위해 밴드는 잠시 활동을 멈춰야만 했다. 1983년 베이시스트 폴 그레이(Paul Gray)를 대동하고 고별 공연을 가진 이들은 해산을 선언한다.
그러나 2년 후 필 모그는 전 멤버였던 폴 레이먼드와 폴 그레이, 그리고 새롭게 짐 심슨(Jim Simpson)과 일본계 기타리스트 아토믹 토미 엠(Atomic Tommy M)을 모아서 다시 유에프오라는 이름으로 앨범 [Misdemeanour]를 발매하였다. 앨범 자체는 평론가들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았으나 팬들의 관심을 충분히 이끌어 내지는 못하였으며, 이들은 결국 다시 각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1991년에 필 모그는 다시 피트 웨이와 로렌스 아처(Lawrence Archer), 클리브 에드워즈(Clive Edwards)를 라인업으로 하여 앨범 [High Stakes And Dangerous Men]을 발매하였다. 최강의 라인업을 구성하였던 74∼78년의 영광을 다시 한번 재현하려는 노력을 보여준 이 앨범은 부분적으로는 성공작이었다.
그후 마이클 쉥커를 포함한 오리지널 멤버들이 다시 결합하여 1995년 앨범 [Walk on Water]가 발매되었다. 이 앨범의 초판은 일본에서만 발매되었으며, 앨범 발매 후 이들은 다시 독자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