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her(어셔)
1990년대 중반 어른 뺨치게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는 어린 소년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지난 2001년 4년여의 공백을 깨고 R&B 정상에 우뚝 선 어셔(Usher)가 그 주인공이었다.
어셔(본명: Usher Raymond)는 1979년 미국 테네시(Tennessee)의 채터누가(Chattanooga)에서 태어났다. 여섯 살 때 교회 성가대에서 노래하기 시작한 그는 어머니인 조네타 패튼(Jonnetta Patton,이후 그의 매니저로서 활동한다)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하며 역량을 키운다.
아틀란타(Atlanta)로 이주해 온 그는 12살의 어린 나이에 벌서 가수의 길을 준비한다. 출중한 노래 실력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1992년 라페이스(LaFace) 레코드사에서 주최하는 경연대회에 참가하여 브라이언트 레이드(Bryant Reid)의 눈에 들게 된다. 라페이스 레코드사 공동 대표 안토니오 “엘에이” 레이드(Antonio "LA" Reid)의 동생이었던 그는 형에게 이 출중한 소년을 소개했고, 어셔 레이먼드는 1994년 14살의 어린 나이에 안토니오 “엘에이” 레이드(Antonio "LA" Reid)와 퍼프 대디를 프로듀서로 삼아 데뷔 앨범 <Usher>를 선보인다. 14살 어린 소년의 음악은 대중의 호응을 얻어내며 큰 인기를 누렸다. 'Think of you'가 R&B 차트 톱10(팝에선 58위) 히트를 기록했으며 앨범 또한 골드를 획득했다.
1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미래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는 이후 여러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친다. 1995년에는 '코카콜라' 음료수 회사의 레코딩에 나섰으며, 남성 R&B 그룹인 블랙 멘 유나이티드(Black Men United)의 'You will know'에 입을 보탰다. 이어 영화 <Jason's Lyric> 사운드트랙에도 참여했으며, 모니카(Monica)와 듀엣 곡 'Let's straighten it out'을 부르기도 했다.
어셔가 가진 매력은 남다른 것이었다. 어린아이가 가져야 할 순수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성인 못지 않은 감성을 이끌어 내는 매력은 어느 뮤지션에게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이었다. 결국 그의 재기는 1997년의 두 번째 앨범 <My Way>로 용트림을 한다. 저메인 듀프리(Jermaine Dupri), 테디 라일리(Teddy Riley), 베이비페이스(Babyface)를 공동 프로듀서 겸 작곡가로 끌어 들였고, 이들의 참여는 어셔의 탁월한 재능이 돋보이게끔 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18살이었던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내 놓은 이 앨범에서 그는 소년 뮤지션으로서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며 '보이 투 맨' 한다. 직접 곡 작업에도 참여하여 9곡의 노래 중 6곡에 참여하였으며, 보컬에 있어서도 이전보다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소년의 티를 벗은 그에게 대중은 열렬한 지지의 뜻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첫 싱글로 커트 된 정통 R&B 곡 'You make me wanna'는 대단한 인기를 얻으며 차트 2위에 7주 동안 머무르게 된다. 당시 1위 곡이 영국 다이애나 황태자비의 죽음과 맞물려 14주간 굳건히 1위를 지킨 엘튼 존(Elton John)의 'Candle in the wind '97'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 곡의 인기가 다른 1위 곡들에 못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인기행진은 쉴 틈 없이 계속되었다. 힙합 스타일의 'Nice and slow'가 1998년 드디어 차트 정상을 정복했고, 동명 타이틀의 'My way'도 차트 2위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이 노래까지 세 싱글은 모조리 플래티넘(100만장)을 기록했다. 한편 미드나잇 스타(Midnight Star)의 곡을 리메이크한 'Slow jam'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앨범에는 거물급 프로듀서들말고도 낯익은 뮤지션들이 참여해 'Slow jam'에는 모니카(Monica)가, 'Just like me'에는 릴 킴(Lil' Kim)이 참여했다.
1997년 흑인 음악계를 이끌어 갈 최고의 유망주로 각광 받은 어셔는 97년 소울 트레인 어워드(Soul Train Award)에서 'Best R&B Single by a Male'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으며, 그레미(Grammy)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하였다. 최고의 R&B 스타로 등극했지만 그는 춤과 연기에도 재주를 가진 만능 엔터테이너이기도 하다. 수준 급의 연기로 주목받는 배우는 아니지만 그는 1998년 호러 영화인 <더 패컬티>(The Faculty)에 연기자로 출연했고, 이후 학교 드라마인 <라이트 잇 업>(Light It Up) 등 3작품에서 가수 이외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앨범의 성공 이후 라이브 투어 활동에 진력하던 어셔는 2000년 싱글인 'Pop ya collar'를 발표하며 컴백한다. 미국 뮤지션인 그에게 이 곡은 색다른 결과를 가져다주었는데 이 곡은 자국인 미국보다 영국에서 인기를 얻으며 2001년 2월 영국 차트 2위의 성공을 이끌어 낸다.
2000년 11월 2.5집이라고 할 <All About U>를 내놓았으며 <All About U>의 곡들에 새로운 싱글들을 더해 2001년 8월 <8701>을 내놓는다. 발매 이전에 이미 싱글 'U remind me'가 발매 4주만에 정상을 밟은 이 앨범은 전작에 참여했던 거물급 뮤지션들이 다시 손을 걷었음은 물론 어셔 자신 또한 이전 앨범에서 보여준 것보다 훨씬 많은 부분에서 아티스트로서의 역량을 뽐내고있다.
사실상 세 번째 정규 앨범이라고 할 수 있는 <8701>은 정통 R&B 곡들의 매력이 주를 이루면서도 지난 앨범보다 힙합에 더 치중한 듯 보이며, 스패니시 요소를 삽입하는 등 전체적으로 다양하고 성숙한 기량을 드러내고있다. 역시 차트 정상을 밟은 두 번째 싱글 'You got it bad'는 한국 그룹인 지오디(god)의 곡 '길'과 표절 논란이 일며 한국 팬들에게도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