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essa Williams (바네사 윌리암스)
미스아메리카 출신으로 팝 음악계에 나름의 강렬한 무늬를 새긴 여가수다. 동시에 그 뛰어난 미모 때문에 뮤지션으로서의 가치가 평가절하 되어온 인물이기도 하다. 1963년 3월 뉴욕에서 태어난 바네사 윌리엄스(Vanessa Lynn Williams)는 부모가 모두 음악학위를 가진 '뮤직 패밀리' 출신으로 유년기부터 피아노, 바이올린, 플루트, 프렌치 혼 등 다양한 악기를 다루었으며, 목소리 또한 빼어났다.
1981년 시라쿠스(Syracuse) 대학 연극예술학과에 진학하여 뮤지컬 배우로서의 꿈을 구체화시켜 나가지만 외모 덕분(?)에 샛길로 빠지게 된다. 완벽한 얼굴과 몸매를 자랑하던 그녀는 대학 시절부터 캠퍼스 퀸으로 손꼽혔고, 결국 '미스 뉴욕'을 거쳐 역사상 최초의 흑인 '미스 아메리카'에 오르는 영광을 맞이한다. 그러나 미인대회에 참가한 것이 원인이 되어 뮤지컬 배우로서의 꿈마저 접어야 할 위기에 처한다. 미국의 인종주의 언론은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냈고 그녀가 성인잡지 <펜트하우스>에서 찍었던 누드사진으로 바네사는 마침내 1984년 미스아메리카 왕관을 박탈당하고 만다.
절망은 그러나 곧 전화위복의 기회로 다가온다. 다시 노래에 열정을 쏟아 펑키의 대부 조지 클린턴(George Clinton)의 백업 보컬로 참여, 'Hey good looking', 'Do fries go with that shake?'와 같은 곡에서 가능성을 타진했다. 곡 자체는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바네사의 매력에 관심을 가진 윙 레코드(Wing Record)는 그녀에게 본격적인 가수로서의 길을 열어주게 된다.
1988년 '미스아메리카' 축출 사건을 겪은 지 4년 만에 드디어 데뷔 앨범인 <Right Stuff>을 발표한다. '어번 R&B' 장르를 선보인 그녀는 이 앨범 하나로 4년 전 불명예를 대중의 기억 속에서 말끔히 씻어낸다. 첫 싱글인 'Dreaming'이 차트 정상을 밟았으며 'He's got the look', 'Darling I'가 내리 인기를 얻었고, 연이은 인기행진으로 그 해 최우수신인 부문을 포함한 그래미상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광명을 맛본다. 덩달아 미국흑인지위향상협회(NAACP/National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Colored People)에서 이미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91년 작 <The Comfort Zone>도 데뷔 앨범의 성공을 확대 재현했다. 수록곡인 발라드 곡 'Save the best for last'는 5주간 빌보드 1위를 차지하는 대박을 터뜨렸고, 'Running back to you' 등이 인기를 누리며 앨범 역시 더블 플래티넘(200만장)의 성공을 거둔다. 당시 앨범 차트 정상을 차지했던 <비벌리힐스의 아이들>(Beverly Hills, 90210) 사운드트랙 역시 그녀의 성공 화염에 기름을 붓는다. 여기선 브라이언 맥나이트와 호흡을 고른 'Love is'가 차트 5위에 오르며 당시 인기가 절정에 올랐음을 알렸다.
전작에서 펑크, 재즈, R&B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내기 시작한 그녀는 세 번째 앨범 <The Sweetest Days>에서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있는 음악적 욕구를 다시 한 번 실현시키며 비주얼 가수가 아니라는 인상을 확실히 심어준다. 동명 타이틀 곡 'The sweetest days', 스팅(Sting)의 재즈 넘버를 리메이크한 'Sister moon'등이 인기를 얻었다. 특히 후자는 곡의 주인 스팅이 직접 백 보컬과 베이스 연주를 맡아 화제가 되었다.
스타의 자리를 굳힌 그녀는 어린 시절 꿈꾸어 왔던 연기 활동에도 손을 뻗치기 시작하고, 결국 1994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Kiss Of The Spiderwoman>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다. 이후 <Motown Returns To The Apollo>, <The Boy Who Loved Christmas And Stompin' At The Savoy>, <Another You>, <Harley Davidson And The Marlboro Man>등 다수의 영화와 TV 드라마에 주연했으며, R&B TV쇼 <The Soul Of VH-1>의 진행을 맡기도 하였다.
1995년 디즈니 만화영화 <포카혼타스(Pocahontas)>의 사운드트랙에 참여하여 주제곡인 'The color of the wind'를 히트시키고 캐롤 앨범, 1997년작 <The Next>까지 가수로서의 끈을 놓지는 않았지만 전성기의 드라이브는 끊겼고 1990년대 후반에는 음악보다는 영화에 치중했다. 이 무렵 아놀드 슈왈츠네거와 함께 한 영화 <이레이저>(Eraser)를 통해 영화배우로서 성공을 거두었으며, TV 미니시리즈인 <Odyssey>에 출연하여 인기를 누렸고, 영화 <Dance With Me>에서는 화려한 라틴 댄스까지 선보이며 연기자로서 기반도 확실히 구축했다. 1998년에는 10년 음악생활을 정리하는 베스트 <Greatest Hits-The First Ten Years>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