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non Reid (버논 레이드)
“개방적인 자세로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하라. 그리고 될 수 있으면 기타음악만 듣지 말고 색소폰, 피아노 음악까지 들어라. 필히 블루스를 파 보라. 거기엔 기타연주의 뿌리가 들어있다.”
흑인특유의 리듬 앤 블루스 감성에 기초하여 뜨거운 에너지가 담긴 프레이즈를 쏟아내는 리빙 컬러의 기타리스트 버논 레이드는 1959년 런던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5살 때 기타를 잡은 그는 오네뜨 콜만의 밴드 드러머였던 로널드 샤논(Ronald Shannon)이 이끄는 Decording Society에 가입해 재즈 뮤지션으로 음악계에 들어왔다. 그 그룹에서 몇 장의 앨범에 참여하고 자신이 이끄는 밴드 리빙 컬러를 결성하였다.
현재의 리빙 컬러 라인업이 짜여지기까지 그는 많은 멤버교체의 진통을 겪어야 했는데, 그 와중에서 틈틈이 아트 댄스 밴드 Defunkt, Public Enemy, 아방가르드 작곡가 John Zorn, 실험적인 기타리스트 Arto Lindsay 등과 함께 음악을 하며 자신의 활동범위를 넓히기도 했다.
88년 리빙 컬러는 셀프 타이틀의 데뷔앨범을 발표하는 데, 버논은 여기서 'Cult Of Personality'를 비롯한 전곡에서 뜨겁게 분출하는 듯 한 격한 연주로 록기타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2년 후인 90년에 두 번째 앨범 [Time’s Up]을 통해 스래쉬 펑크까지 연주해 그의 다양한 기타세계를 보여주었다.
그의 기타는 블루스와 소울, 재즈, 펑크, 메틀 등이 혼합된 특이한 형태를 추구한다. 특히 펜타토닉 뿐만 아니라 크로매틱 스케일을 다양하게 구사하는 가운데 전개되는 그 눈부신 솔로는 진정 흑인만이 낼 수 있는 필이다.
그는 소위 ‘Harmolodic'이라는 연주방식을 따르고 있다. 이것은 오네뜨 콜만에 의해 개발된 음악적인 접근방식으로서, 한마디로 보다 자유로운 감각의 솔로구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특정코드는 특정 멜로디라인을 지배-규정-하나, 오네뜨의 이론에선 멜로디와 하모니 리듬이 각각 별개의 것으로 독립되어 있으며, 이것들은 각기 다른 차원에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착상을 가리켜 ‘Harmolodic'이라고 부르는데, 버논의 경우에도 솔로파트에서 이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코드웍에 기반한 솔로시에도 무언가 분망하게 전개되는 프레이즈 진행이 이것을 잘 보여준다.
해머링과 풀링 배치에 의한 레가토적인 속주 프레이즈와 천부적인 싱코페이션을 지닌 그의 연주는 흥분과 전율을 느끼게 하는 그 야수적인 표현력 때문에 때론 현대판 지미 헨드릭스를 연상케 한다. 헤비메틀 기타계에서 그는 잭 와일드와 함께 EMG 픽업의 서스테인 강한 소리를 가장 잘 뽑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