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예스)
70년대 초반 클래식과 록이 결합된 프로그레시브 음악의 붐이 일었을 당시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Emerson Lake and Palmer), 제네시스(Genesis)와 경합을 벌이면서도, 자신들만의 신선하고 독특한 음악세계를 펼치며 30년 동안의 음악생활을 통해 확고하게 프로그레시브 록의 전형으로 자리매김한 그룹이 바로 예스(Yes)이다.
68년 보컬리스트 존 앤더슨(Jon Anderson)과 베이시스트 크리스 스퀘어(Chris Squire)가 주축이 되어 결성된 예스는 빌 브루포드(Bill Bruford, 드럼), 피터 뱅스(Pete Banks, 리드 기타), 토니 가예(Tony Kaye, 키보드)까지 5명의 라인업으로 시작되었다.
60년대 영국 그룹으로 비틀즈에 이어 록계에 큰 영향력을 미친 크림(Cream)의 고별무대에서 영광스런 오프닝을 맡게 된 것을 계기로 BBC 라디오 방송국에서 라이브로 연주하는 기회를 얻었던 예스는 버팔로 스프링필드(Buffalo Springfield)의 'Everydays'와 비틀즈(Beatles)의 'Every Little Thing'을 리메이크하고 자신들의 곡인 'Sweetness'를 불러 클럽의 인기 그룹이 된다.
이에 힘입어 예스는 데뷔앨범 [Yes](69)와 [Time and A Would]를 발표해 독창적인 연주로 록 음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으며, 명실공히 프로그레시브 록의 선두주자로 인정받게 된다.
70년 피터가 그룹을 떠나고 즉흥연주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스티브 호우(Steve Howe, 기타)가 영입되면서 [The Yes Album]으로 호평을 받은 예스는, 이 앨범에서 불굴의 연주솜씨를 발휘했던 토니가 밴드를 탈퇴하면서 키보드의 마법사라 할만큼 발군의 실력을 갖춘 릭 웨이크먼(Rick wakeman)을 영입한다.
릭의 연주로 클래식적인 분위기가 더욱 가미되었고, 밴드는 72년 [Fragile]로 영국 언론계로부터 호평과 지지를 받는 커다란 성공을 거둔다. 로저 딘(Roger Dean)의 환상적인 커버로 유명한 이 앨범은 'Roundabout'으로 US 차트 10위를 차지하게 된다.
같은 해 예스는 환상적인 연주와 존의 야심적인 가사, 이들의 음악적 재능이 돋보인 [Close To The Edge]를 발표한다. 이 앨범에서 경이로운 베이스 연주를 선보인 크리스는 음악잡지의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명실공히 메이저 밴드로서 트리플 라이브 앨범인 [Yessongs]에 이어 더블 앨범인 [Tales From Topographic Oceans]로 UK 정상을 차지하며 최고의 주가를 올린 예스지만, 예술적인 성향은 조금씩 감소되었다.
릭이 밴드를 탈퇴해 솔로로 성공을 거둔 이후, 다른 멤버들도 솔로 프로젝트 활동을 하는 등 약간의 혼란기를 겪게 된다. 그러나 다시 릭을 영입한 예스는 이전보다는 덜 웅장하긴 하지만, 명반으로 꼽히는 [Going For The One](77)을 발표해 록 음악계로의 복귀에 성공한다.
이 앨범의 'Wonderous Stories'로 펑크음악에 지배받던 당시 UK 차트 10위에 오른 이들은, 또 하나의 야심작 [Tormato]를 발표한다.
그러나 새로운 음악조류에 대해 너무나 배타적인 자세를 견지한 이들의 음악은 팬들로부터 외면당했고, 밴드 내부의 문제로 멤버들이 교체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 빠져든다.
81년 이후 모든 멤버들이 솔로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83년 놀랍게도 이들은 다시 예스라는 이름 하에 'Owner of a Lonely Heart'를 발표, UK 싱글 차트 정상에 오르게 된다.
곧이어 80년대 유행에 맞춘 댄스와 록음악이 결합된 [0125(83)로 잠시동안이나마 밴드의 건재함을 과시한 예스는, 87년 [Big Generator]를 발표하기까지 몇 년간 레코딩 작업을 쉬게된다.
법적인 분쟁으로 인해 한동안 예스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고 어퍼머티브(Affirmative)라는 이름으로 89년 [Anderson, Bruford, Wakeman and Howe]를 발표한 이들은, 91년 법적인 문제가 해결된 후 순회공연을 갖고 [Union]을 발표해 US 톱 텐에 오르면서 지칠 줄 모르는 음악적 역량과 인기를 다시 한번 과시한다.
94년 그들의 열정적인 힘이 결합된 [Talk]로 'The Calling', 'I am Waiting'을 히트시킨 예스는 97년 [Open Your Eyes]를 발표하고 전국 순회공연을 하는 등 엄청난 흡입력으로 꾸준히 관중을 압도하고 있다.
70년대 초기 최고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로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예스는 잦은 멤버 교체로 때로는 기복을 겪기도 했지만, 가히 위압적인 예술적 기교와 광대하고 신비주의적인 가사, 복잡한 음악 구조에 강력하면서도 섬세한 리드 보컬이 결합된 작품들로 오래도록 열광적인 팬들을 이끌고 록 비평가들로부터 존경 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